[도서] H마트에서 울다 (Crying in H Mart: A Memoir), 미셸 자우너
미셸 자우너의 책, <H마트에서 울다> 도서 리뷰입니다.
1. 읽은 기간
2022.12월 23일 ~ 2023년 01월 13일
<10배의 법칙>, <딥 워크>와 병렬 독서함.
2. 책 소개
출처: 알라딘 온라인 서점
"이 책을 읽고 울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 미셸 자우너의 이야기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란 문장으로 시작된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을 접해왔지만, 스스로 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정체성의 모호함 속에서 헤매곤 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엄마와 딸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론, 엄마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는, 엄마의 암 투병과 이별, 애도의 시간을 통과하며 엄마의 삶과 엄마가 자신에게 남긴 모든 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다.
음식은 엄마가 딸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달큼하고 짭조름한 갈비, 채소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끓인 된장찌개, 슴슴하면서 고소한 잣죽, 발효 시간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김치. 엄마로부터 직접 요리를 배운 적은 없지만, H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 와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들을 하나씩 만들어 먹으며 이별 후의 마음을 회복해나간다.
<H마트에서 울다>는 아픈 엄마와 함께한 시간과 유년 시절을 넘나들며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유려한 문장으로 담담히 써내려간 기록이다. "이 책을 읽고 울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책을 덮기도 전에 이길보라 작가의 그 말에 깊이 동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2022.03.04)
책의 소개에서와 같이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미국인인 미셸 자우너의 에세이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여,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를 회고하고 있다. 자신과 가족의 관계 그리고 미국에서 살아가는 흔하지 않은 출신 성분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목차>
H마트에서 울다
울긴 왜 울어
쌍꺼풀
뉴욕 스타일
와인이 어딨지?
암흑 물질
약
언니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살아가기와 죽어가기
당신이란 사람에게 황겁할 정도로 도저하지 않은 점이 대체 무엇이겠습니까!
법과 질서
묵직한 손
사랑스러운
내 사랑은 계속될 거예요
잣죽
작은 도끼
망치 여사와 나
김치냉장고
커피 한 잔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3. 밑줄 친 문장과 느낀점
그런 내게 H마트는 도무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기억,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뼈만 남은 엄마의 몸과 하이드로코돈 복용량을 기록하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
대신 두 분이 그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떠올리게 해준다.
아름답고 활기찬 모습, 고리 모양의 달콤한 짱구 과자를 열 손가락에 끼고 흔들어대던 모습,
한국 포도를 먹을 때 껍질에서 알맹이만 쪽 빨아 먹고 씨를 훅 뱉는 법을 내게 가르쳐주던 모습을.
병이 앗아간 아름다웠던 모습은 추억까지 건드리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작가는 H마트에서 이제는 옛것이 되어버린 추억을 붙잡고 이러한 상황에 저항한다. 슬픔을 오롯이 느끼면서.
카페 서울은 으레 서울 카페라고 불렀는데,
그게 엄마 모국어 어법에 더 잘 맞아서였다.
모어, 모국어 우리의 사고의 방향을 결정지어주는 말.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말. 언어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특별한 의도 없이 밑줄을 그었다.
"아이고 예뻐." 예쁘다는 말이 착하다, 예의바르다는 말과 동의어로까지 사용되는 곳이다.
이렇게 도덕과 미학을 뒤섞어 놓은 말은, 아름다움을 가치 있게 여기고 소비하는 문화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이게 책을 읽는 기쁨인 것 같다. 생각하지 못했던 가치를 찾게 되는 일. 그렇구나, '예쁘다'는 말이 착하다, 예의바르다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것이, 아름다움을 가치 있게 여기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겠구나. 나아가서 도덕적 가치 또한 중요시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뒤의 내용은 화장품, 피부 관리 등의 소비문화와 연결된다는 내용이었지만.)
같은 처지의 배거인 남자는 어떨지 상상해볼 능력도 없었다. 그 남자가 이를테면 스투지스의 라이브 공연 DVD를 보면서, 이미 이기 팝이 있는데 음악계에 또다른 백인 남자가 설 자리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캐런 오(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백인: 작가의 표현)를 보며 작가가 생각한 내용이다. 그렇다 어쩌면 나도 아시안으로서 이런 소수자의 정서를 자동적으로 생각하고 느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 친구가 다가오더니, 나중에 지겹도록 듣게 될 질문을 했다
"너 중국인이니?"
"아니."
"그럼 일본인이니?"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음, 넌 그럼 뭐야?"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걷고 있었다. 어떤 백인 노인 관광객이 나를 보고 '오, 치노!'라고 했다. 사실 어린애들이 저런 사고를 가지고 있어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데, 나이를 아주 많이 먹은 사람이 저러고 있다니, 너무나 불쌍했다. 세상엔 다양한 나라가 있다. 우리는 모든 백인을 보며 "미국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관광지에 와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너무나 신난 저 노인은, 나처럼 생긴 사람을 당연하게 "중국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런 경험의 결여, 무식함이 너무나 끔찍했고, 그가 나이가 많다는 점에서 더더욱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이 밖에 마음에 와닿는 부분과 내용들이 많았다. 나도 돌아볼 수 있었고, 주변과 세상을 돌아볼 수 있었다. 특히, 반은 한국인이지만 어쨋든 미국의 문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작가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어써 좋았다. 또한 이게 영문으로는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지 궁금했다. ( 그래서 원서도 구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