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포리아 시즌2 리뷰 - 소설가 김봉곤 사태 생각나게 해.
- 리뷰/영화 드라마 리뷰
- 2022. 9. 19.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포리아 시즌2를 끝냈습니다. 정말 보는 내내 극 자체의 몰입감과 재미는 있었지만 처절한 케릭터들의 이야기 때문에 보기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요. 여러 이야기들 중, 시즌2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던 렉시의 연극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보신 분들은 모두 느끼셨을 텐데요. 이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와 제작진이 정말 긴밀하게 캐릭터 한 명 한 명 철저하게 구축해 놓았구나 하셨을 겁니다. 어느 캐릭터 하나 대충 만들어지지 않고 탄탄하다는 것에는 유포리아를 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특히 시즌1에서 나왔던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사 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시즌2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즌2의 에피소드 7과 8에 걸쳐 렉시의 연극이 상영되며, 이 사이사이 회상과 역순행적 구성을 취하며 남은 이야기를 마무리 합니다. 렉시는 '렉시와 그녀의 언니 캐시, 매디, 캣, 루'라는 자신의 친한 친구들을 바탕으로 연극을 쓰고 상영하는데요. 나머지 네 명에 비해 유포리아 시즌 1, 2 내내 조연 같았던 렉시도 이 연극 에피소드에서만큼은 주인공이 됩니다. 그리고 유포리아 세계관 속에서 네 명에게 가려졌던 렉시의 케릭터 역시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려진 채로 존재했던 것 같았습니다. 시즌 1에서 루의 입을 통해서 렉시와 멀어졌다는 것이, 시즌 2에서는 렉시의 관점에서 제시되기도 하고요.
이 연극이 자신의 주변인물의 실제 삶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렉시는 걱정을 합니다. 렉시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이 극 때문에 자신에게 화를 내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지요. 그치만 이번 만큼은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기로 합니다. 더 이상 자신의 인생에서 조연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극때문에, 언니인 매디는 화가나서 무대에 난입하고, 화가난 네이트에게 차이기도 합니다. 반면 루는 이 극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처음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치유의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졸업할 때까지 약을 손에 대지 않았다는 내레이션도 나옵니다. (이 부분때문에 더 이상의 시즌은 없이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시즌 3의 제작 소식이 들려오네요. 이는 조금 더 미국 사이트들을 자세히 확인하고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몇 년 전 이러한 일이 대한민국의 실제 세상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바로 소설가 김봉곤이 자신의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을 그대로 자신의 소설 '그런 생활' 속에 실은 건데요. 실제 카톡을 보냈던 사람이 '성적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을 그대로 쓴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등의 호소를 했고, 그래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이 분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변호사까지 선임해야 했습니다. 이후 이 문제는 출판사 문학동네가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회수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그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구입했었기에 관련된 문자를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유포리아의 렉시의 연극을 보며 저는 김봉곤 소설가 사태를 떠올리게 되었는데요.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가 렉시의 이러한 연극을 통한 폭로 혹은 감정 분출을 옹호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시즌1에서부터 캐시가 불법촬영의 희생양이된 사람이고 이런한 일들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담았던 드라마인데요.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연극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렉시가 진행하므로써 어떠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렉시의 이러한 자신의 목소리 내기가, 자신에게 소중한 친구들의 이야기, 특히 자신의 언니의 이야기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이며, 그럼에도 간절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처를 주더라도 감행했어야라는 렉시…
하고자 하는 말이 많았는데, 두서 없이 시작해 떠오르는 대러 적다보니 문장도 엉망이네요… 어쨋든 이쯤에서 갈무리하고요. 생각나면 차차 수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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