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H마트에서 울다> 서평을 올려서 블로그 유립로그에 관련 문구가 뜨기 시작했다. 호기심에 눌러보고 나도 이 책에 관한 글을 올린 사람의 브런치 글을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늘 그렇듯 비판하면 자신이 우월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거 같다. 물론 근거가 있는 비판이야 당연히 할 수 있지만, 아닌데 왜 그러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번역가와 관련된 글이 있어서 내 블로그에 남겨보기로 했다.
-브런치에 비밀댓글로 잘못된 부분을 살짝 알려 드리고 싶었으나, 브런치 가입자가 아니면 남길 수가 없었다.
어쨌든 억울한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은가, 여기에 남긴다고 그 글을 본 사람들이 이 포스팅을 볼 확률은 매우 적지만, 나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한 보답으로 여기에 남겨본다.
영문판과 한글판에 나오는 지명이 달라서 거기에 각각 영문판의 문장과 한글판의 사진을 찍어 의문을 제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나도 궁금했다. 아마 필자가 집필당시 헷갈렸던 부분을 나중에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잡든지 했을 것 같다.
문제는 다른 부분이었다.
... Am I even Korean anymore if there's no one left to call and ask which brand of seaweed we used to buy?
브런치 글을 쓰신 분은 이 부분을 보고, 여기서 등장하는 seaweed가 김인지 미역인지 궁금해진 모양이었다. 그래서 미국에 사는 지인에게 미역인지 김인지 물어봤다는 내용을 장황하게 서술한 끝에, 그 자문을 구한 지인이 '역자가 오바한 것 같다. 한국에서 온 김 브랜드인지, 미국에서 만든 김 브랜드인지'를 말한 것 같다.라고 했다고 남기며 글을 맺었는데, 한글판에는 '미역인지 김인지'라고 되어 있지 않다.
이제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사 먹던 김이 어디 거였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내가 여전히 한국인이긴 할까?
라고 아주 매끄럽게 번역이 되어 있다. 굳이 '상표명'이라든지 '브랜드'라는 말을 쓰지 않고 '어디 거였냐고'라고 아주 아주 매끄럽게 말이다. '김이었는지 미역인지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어지는 챕터들에 미역국에 대한 내용도 있고, 플라스틱 그릇에 담긴 김 얘기도 나오는데 대체 이 글의 서술자가 김인지 미역인지 헷갈려서 물어보고 싶어한다는 내용이 나올 수 있겠나...) 내가 가진 전자책은 초판본보다 이틀 정도 먼저 나왔고 수정된 이력도 없다. 책을 읽으며 영어 단어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 의문을 가진 것은 좋았으나, 왜 그것이 한글판에 있는지 자신이 생각해 낸 의문이었는지 헷갈렸는지가 의문이다. 더군다나 질문에 답을 해준 미국에 사는 지인이야 그게 작가가 쓴 건지 물어보는 사람이 쓴 문장인지 헷갈렸을 수도 있지만, 물어본 본인은 알지 않나... 본인이 한글판에 어떻게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물어보느라 그대로 옮긴 문장인 건지 아님, 그게 자신이 궁금해서 물어보느라고 직접 쓴 문장인지 말이다.
지명 부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부분에선 영문판 원서와 한글판을 크로스 체크하면서 읽는 것처럼 보였는데, 왜 여기는 자신이 든 의문을 적은 문장을 마치 번역가가 '김인가? 미역인가?' 식으로 써놨다고 하며, 그것을 비판하는 지인의 의견을 덧붙였는지 의문이다. 본인이 읽은 문장인지 생각한 문장인지야 헷갈릴 수야 있지만 열심히 번역한 사람에 대한 안 좋은 내용이 아무리 가볍더라도 있었더라면, 체크는 한번 하고 올렸어야 하는 건 아닌지 싶다. 또한 실수를 지적하는 내용이 실수라니, 뭔가 역설적인 상황...
아무튼 그렇다. 나는 H마트에서 울다 한글 번역이 아주 매끄럽게 잘 되어서 읽는 맛을 살려준다고 생각한다. 번역가님 힘내세요:) 여러분들 <H마트에서 울다> 읽어보세요:) 제 리뷰는 아래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관련 포스팅>
[도서] H마트에서 울다 (Crying in H Mart: A Memoir), 미셸 자우너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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